지난 포스팅에서는 바이러스가 무엇인지와, 그 바이러스들이 어떻게 몸 속에서 숙주에게 전파되는지 살펴보았다. 그럼 이번에는 우리 인간들이 이 바이러스를 비롯한 여러 병원균들에게 어떻게 대항하는지 알아보자.
우선 병원균 (pathogen) 이란 '세균이나 곰팡이, 바이러스 기타 등등 여러 질병을 일으키는 것'들을 일컫는데, 통상적으로 균이란 글자 때문에 병을 일으키는 세균이란 뜻으로 쓰이기도 한다.
그럼 항원 (antigen) 은 무엇일까? '항원은 숙주 내에서 하여금 면역 반응을 이끌어내는 인자' 라고 할 수 있다.
어쨌든 이런 질 나쁜 친구들이 숙주에 들어오면 숙주도 가만히 있지는 않는다. 이 병원균들에 대항하는 것이 바로 우리 의 면역 체계인 것이다. 면역에 관해서는 선천성 면역과 적응 면역이 있는데, 이는 차후에 다루도록 하자.
척추 동물은 엄청나게 다양한 수용체를 이용해 특정 병원균을 딱딱 집어내서 그에 맞춤형 반응 서비스를 가지고 있다. 이게 바로 항체인 것이다. 척추 동물에는 림프구(lymphocyte)라고 불리는 B세포와 T세포가 있는데, 이 친구들이 면역에 아주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다.
모든 혈액세포처럼 림프구도 골수에서 조혈모세포로부터 만들어지는데, 골수에서 나와 심장 윗부분 흉선으로 이동하는 것이 T세포, 골수에 남아 성장하는 것이 B세포다.
바로 이 B세포와 T세포의 반응들을 유발하는 게 항원인 것이다. 자 이제 B세포에 대해서 알아보자.
위에 보이는 보라색 Y자 형이 바로 B세포의 항원수용체이다. 이는 4개의 폴리펩타이드로 구성되어 있다. 특정 항원 수용체는 특정 종의 바이러스나 세균의 특정 분자, 특정 부위에만 특이적으로 결합한다.
이 항원 수용체는 중쇄와 경쇄로 이루어져 있는데, 중쇄가 저기 가운데 기다란 보라색 부분이고 경쇄는 이황화결합(그림상 노란색)으로 연결된 부분이다. v와 c라고 적힌 부분은 각각 변이 영역과 불변 영역을 뜻하는데, 이름 그대로 불변영역은 B세포들 사이에서 거의 같은 아미노산 서열로 구성되어 있고, 변이 영역은 B세포 마다 아주 다른 아미노산 서열로 되어 있어서 항원에 특이성을 갖게 한다.
이제 B세포가 어떻게 작용하는지 살펴보자. 본격적으로 들어가기 전에, 항원에 대해 잠깐 더 설명하자면 항원은 병원균 그 자체가 아니다. 바로 위 그림에서 둥근 노란색 물체에 주황색 도형들이 덕지덕지 붙어있는데 바로 노란색이 병원균이라면 주황색이 항원인 것이다. 그리고 주황색 도형에서 항체 혹은 항원 수용체에 결합할 수 있게 삐죽 튀어나온 부분을 에피톱(epitope) 이라고한다. 항원결정부위라고도 한다. 그냥 그 항원의 특성을 나타내는 부위라고 이해하면 되겠다. 참고로 하나의 항원에는 여러 개의 에피톱이 있을 수 있다.
다시 본론으로 들어가보자. 특정 B세포가 돌아다니다가 B세포에 달린 항원수용체와 항원이 결합하면, B세포 활성화의 시작을 알린다. 이 B세포가 활성화되면 달려있던 Y자 항원수용체들을 수용성 상태로 분비하는데, 이것이 바로 항체(antibody)이다. (면역글로불린이라고도 한다.) 사실 이 항체들은 항원수용체와 구조적으로 거의 유사하고 항원수용체에 있던 꼬리부분이 잘렸을 뿐이다. 이런 항체들은 병원균 표면의 항원뿐 아니라 자유형으로 존재하는 항원들도 인식할 수 있다.
다음으로 T세포에 대해 알아보자. T세포의 항원수용체는 두 개의 다른 폴리펩타이드 사슬로 이루어져있다. 이러한 T세포들은 B세포들과는 다르게 T세포의 항원수용체는 숙주세포 표면에 제시된 항원 조각에만 결합한다.
이 말이 무슨 말이냐면 B세포는 병원균에 붙어있는 에피톱에 직접 결합하는 반면, T세포는 감염당한 숙주세포에만 결합한다는 것이다. 병원체가 숙주세포 내로 들어가면 숙주세포의 효소에 의해 작은 조각으로 잘려지는데, 이를 MHC 분자에 결합시켜 세포 표면으로 이동시킨다. 이 과정을 항원제시라고 한다. T세포는 이와 같이 항원제시된 항원수용체에만 결합하는 것이다.
이렇게 우리 몸의 림푸구들이 어떻게 항원을 인식하는지에 대해 알아보았다. 다음에는 이 B세포와 T세포가 어떻게 증식하는지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자.
항원과 항체, 바이러스에 대해서(1) - 바이러스의 종류, 증식 방법 (0) | 2020.03.1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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