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살면서 수 많은 천재들을 만난다. 미디어를 통해서, 혹은 일상 생활에서 말이다. 그렇게 천재들을 보면서 누군가는 '난 재능이 없어서' 내지는 '난 해도 안될걸' 이라며 포기하곤 한다. 그런 사람들에게 충격적인 사고의 전환을 줄 수 있는 책이 바로 엔젤라 더크워스의 '그릿' 이다.
이 책은 표지에서부터 뜻하고자 하는 바가 아주 노골적으로 드러나 있다.
부제가 'IQ, 재능, 환경을 뛰어넘는 열정적 끈기의 힘'이다. 현재 대한민국에서 청년들에게 '너는 노오력이 부족해서 성공하지 못했다' 라는 말을 하는 듯한 이 표지를 보여주면 무슨 말을 쏟아낼지 볼 만 할 것이다. 하지만 거부감을 이겨내고 책을 한 장 한 장 넘기다 보면 고개를 끄덕거리는 순간이 분명 올 것이다.
이 책의 작가인 엔젤라 더크워스는 펜실베이니아대학교의 심리학 교수이며, 하버드대학에서 신경생물학 연구로 수석 졸업, 이후 옥스퍼드에서 신경과학 석사와 펜실베이니아대학교에서 심리학 박사 학위를 따낸 수재라고 할 수 있다. 그녀는 고액 연봉을 받는 컨설턴트 일을 하다가 적성에 맞지 않는다고 판단해 때려 치운후 교사로 전향, 아이들을 가르치다가 이 그릿이라는 연구에 빠져들었다고 한다.
여기까지 작가의 커리어를 보면 많은 사람들이 그녀가 꽤 준수한 두뇌를 가지고 있기에 이런 말을 할 수 있는 것 아니냐고 할 수 있다. 그러나 그녀는 꽤 설득력 있게 독자를 그릿의 세상으로 끌어들인다.
책에 많은 내용들이 담겨 있지만, 여러 가지 사례들을 제하고 내게 기억에 남는 내용은 '의식적인 연습' 이다. 이것은 흔히 1만 시간의 법칙이라고 알려진 노력은 배신하지 않는다 라는 식의 격언을 깨뜨리는 말이다. 학창 시절을 떠올려 보면 공부는 굉장히 열심히 하지만 요상하게도 성적이 잘 나오지 않는 친구 한 명 쯤은 있었을 것이다. 이 것이 바로 의식적인 연습이 부족해서라고 할 수 있다.
누구나 해봤을 공부로 예를 들자면, 온종일 앉아서 공부만 한다고 실력이 늘지 않을 수도 있다. 이미 알고 있는 내용을 반복해서 연습하고 문제를 푸는 학생들이 생각보다 아주 많다. 이렇기 때문에 요즘 부각되는 개념이 '메타 인지'인데, 쉽게 말하면 내가 무엇을 모르는지 알고 그것을 공부하는 능력이다. 의식적인 연습은 여기서 시작된다. 엔젤라 더크워스는 의식적인 연습의 기본 요건으로
1. 명료하게 진술된 도전적 목표 2. 완벽한 집중과 노력 3. 즉각적이고 유용한 피드백 4. 반성과 개선을 동반한 반복
을 내세웠는데, 이는 생각보다 쉽지 않다. 하지만 이를 꾸준히 할 수 있다면 어느새 다른 사람들은 당신을 천재라고 부르고 있을지도 모른다.
그렇다고 이 의식적인 연습이 학문적 습득에만 국한되어 있는 것은 아니다. 운동을 할 때도, 노래를 부를 때도 무턱대고 연습을 하기보다는 목표와 피드백을 가지고 임하는 것이 좋다. 모든 고급 기술들은 기초의 집합으로 이루어져 있기 때문이다.
나는 살면서 정말 공감되는 순간들이 많았기에 인상적인 부분으로 의식적인 연습을 골랐지만 다른 부분도 다양하고도 구체적인 사례들로 독자를 사로잡는다. 성공을 위해 우리가 지향해야 할 바가 바로 그릿이라는 인식을 심어준다. 이 점에서 이 책은 아주 가치있다고 생각한다.
필자의 경험을 말해보자면 나는 초등학교 때엔 반에서 축구를 하면 한 켠에 앉아 있는 학생 중 한 명이었고, 중학교 때 부터 머릿 수를 맞추기 위해 축구를 하다가 2학년 때 부터 축구에 빠져 3학년 때는 매일 축구를 할 정도로 좋아하게 됐다. 그리고 지방에 있는 과학고등학교에 진학하게 됐는데, 학생 수가 적은 데다가 기본적으로 운동보다는 공부와 친한 학생들이 많다 보니 운동을 '꽤' 하는 사람으로 둔갑했다. 심지어 어떤 선생님은 '중학교 때에도 축구를 잘했을 거 같다'고도 말했다. 이것이 바로 엔젤라가 말한 그릿의 힘이다. 나는 운동 신경이 뛰어나기 보다는 축구에 흥미를 가지고 의식적인 연습을 반복하여 잘하게 된 것이다.
사교육의 차이를 논하고 '해도 안돼' 라는 현대의 청년 층에게 이 책을 권한다. 지금은 절망에 빠져 침대에 누워 시간 날 때 마다 유튜브를 보기 보다는, SNS를 보며 하루 종일 누군가를 부러워하기 보다는 자신의 흥미와 재능을 찾아 끈기 있게 시도해 볼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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