돼지가 두 발로 걷기까지.
동물 농장 (조지 오웰) 을 읽고 나서. 2020/03/07
조지 오웰의 ‘동물 농장’ 은 너무 유명한 작품이라 어릴 적 부터 다양한 형태로 접해온 작품이다. 방 한켠에 놓인 이 명작이 다시금 눈에 띄어 읽게 되었다.
먼저 줄거리를 대략 소개하자면, 어느 농장에서 메이저 영감이라는 수퇘지가 동물들에게 자신들의 부당함을 계몽하는 호소로부터 이야기는 시작된다. 이 호소에 힙입어 가축들이 반란을 일으키게 되고, 그들의 주인이었던 농장주 존스를 내쫓는다. 그리고는 스스로가 농장을 경영하려 하는데, 나폴레옹, 스노볼 그리고 스퀼러 세 마리의 돼지가 지도하게 된다. 그리고 이 세 마리의 돼지는 모든 동물이 평등한 동물 공화국 건설을 위해 열심히 일을 한다.
그러나 세상 만사는 순탄하지만은 않다. 풍차 건설을 계기로 주동자 돼지들의 권력 경쟁, 즉 정치질이 시작된다. 이상주의자에 가까운 스노볼을 싫어하던 현실성을 중시하는 나폴레옹이 처단하고, 교활하고 박쥐같은 성격의 스퀼러를 자신의 대변인으로 삼아 하여금 동물들을 설득하게 한다. 그리고 점점 공포 분위기를 조성해 나폴레옹의 독재가 시작된다.
이 돼지들은 그들의 독재 체제에 반하는, 즉 불평하는 동물들은 첩자로 몰아 처단하고, 그들의 혁명 전 존스가 농장을 운영할 때 보다 작업량을 늘리고 식량 배급을 축소한다.
자유와 평등을 얻기보다는 다시 힘든 생활을 하게 된 가축들과는 달리. 나폴레옹을 필두로 한 이 지배 계층은 사치스럽고 호화로운 생활을 하기 시작한다. 인간처럼 침대에서 자거나, 술을 퍼마시고, 옷을 차려입는 등 말이다. 더욱 가관인 것은 그들이 적으로 간주했던 인간과도 접촉을 시작해 인간과 거래를 하고 돈을 만지고 심지어 농장으로 초대해 같이 카드 게임을 하기도 한다. 이것이 동물 혁명의 우울한 말로였다. 돼지들의 이상적인 사회는 결국 인간이 농장을 운영하던 때로 회귀했다.
이것이 대략적인 동물 농장의 줄거리이다. 이 작품은 소재의 참신함과 전개의 매력만으로 충분히 수작이라고 평가될 만 하지만, 역시 작가 조지 오웰의 배경을 알아야 더욱 이 소설이 굉장하게 느껴질 것이다.
작가 조지 오웰의 일생 이야기를 풀기에는 너무 길으니 이 작품과 연관된 내용만 풀자면 그는 스페인으로 건너가 공화제 측 의용군이 되어 전투에 참여했다고 하는데, 이때 스페인 내란에 참전하면서 경험했던 그 때의 공포 정치 체제를 그가 이후 나이가 들고 직접 농장을 운영한 경험을 토대로 연결해 이 소설을 썼다고 한다.
동물 농장이 발표된 시기는 바로 제 2차 세계 대전 중이었다. 지금은 러시아로 바뀐 소련은 그 때 연합군 쪽에 서서 영국을 지원하고 있었는데, 스탈린이 권력 독점을 원하면서 여러 이상주의 혁명가를 쳐냈던 것은 작품 속 나폴레옹이 스노볼을 처단한 것으로 빗대어 나타나있듯이 전체주의와 독재를 상징적이고 우화적으로 비판했다고 풀이된다.
나는 이 소설을 읽으면서 불과 몇 밖에 안되는 주동자가 권력을 잡고 독재를 하며 그들만 이익을 얻고, 나머지 구성원을 착취하는 모습은 전 세계 어디서나 나타나는 것임을 깨달았다. 어릴 적엔 대체 왜, 힘의 크기로만 따지면 그 독재자를 제외한 나머지의 합이 압도할텐데 이렇게 부당함을 당하는지 도무지 이해할 수가 없었다.
하지만 나이가 조금이나마 들고 나니 이해가 가기 시작했다. 세상 만사는 순탄하지 않다. 언제나 먼 길을 보지 못하고 가깝고 편한 길을 찾는 자, 전체의 커다란 이익보단 자신의 조그마한 이익을 중시하는 사람들은 언제나 존재하기 마련이다. 또, 아무리 옳은 것을 설명해도 이미 세뇌되어 이해하지 않으려 하는 사람들도 존재한다. 사람마다 옳다고 생각하는 가치관이 다를 수 있지만, 이 소설에서도 양들과 같이 선동당해 진실을 보지 못하는 동물이 존재한다. 그래서 계몽이 중요하고 교육이 중요한 것 같다. 지금도 세계 어느 곳에선 독재가 일어나고 있고, 사실 우리나라만 하더라도 독재에서 벗어난 것은 얼마 되지 않았다.
내게 동물 농장은 읽을 때 마다 새로운 느낌과 생각할 거리들을 마련해주는 진정한 명작인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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